Lee-Sun
2008. 4. 19. 16:05
아테네 올림픽이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아테네’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육상경기의 꽃 마라톤이다. 이번 올림픽의 마라톤 게임이 과거와 달리 더욱 관심을 끈다. 요즘 웰빙 붐을 타고 운동 삼아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도 한 원인이 될 것이다. 그저 달리기를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마라톤을 사랑하는 마니아들도 제법 많아졌기 때문이다.
90년대 초 필자가 발기부전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꼈던 것이 ‘운동을 처방해 줘야겠다’는 것이었다. 그 때 주로 처방한 것이 등산 또는 달리기였다. 유산소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외모는 50세가 넘은 것처럼 겉늙어 보였던 K씨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발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시 4∼5년째 성관계를 거의 갖지 못했다고 그는 털어놨다. 당시 한참을 망설이다가 병원에 찿아왔을 때는 부인과 이미 한바탕 부부싸움을 한 뒤였다. K씨보다 6살이나 어린 부인은 이런 그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검사 결과 그는 실제 나이에 비해 남성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혈액검사에서도 술을 자주 마신 탓인지 지방간 상태였으며 콜레스테롤 농도도 정상 수준보다 한참 높은 상태(고지혈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즉 고지혈증으로 인해 발기 때 혈액을 빨아들여야 할 음경내부의 말초혈관들이 많이 고장나 있었기 때문이란 얘기다.
약물치료와 함께 필자가 그에게 내린 처방은 크게 두가지였다. 술을 무조건 끊을 것. 그리고 달리기 운동을 할 것.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며칠 뒤 K씨는 전화로 달리기를 해보니 금방 몸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몇 개월 후 병원을 찾아온 그는 마라톤 완주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해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달라진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체중이 줄고 몸이 가뿐해졌을 뿐 아니라 ‘다 죽었던’ 남성기능도 되살아난 것이다. 그 변화는 재검사 결과 콜레스테롤농도가 현저히 떨어졌고,음경혈관의 혈액순환도 순조로워진 것으로 입증됐다. 마라톤은 겉늙어버렸던 그에게 젊음을 되찾아준 최고의 정력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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