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의 정력처방법
동의보감(東醫寶鑑)
정(精)
정은 신체의 근본[精爲身本]
『영추』에는 두 사람의 신(神)이 서로 합쳐서 육체가 생기는데 육체보다 먼저 생기는 것이 정(精)이다. 정은 몸의 근본이 된다. 또한 5곡(五穀)의 진액이 합쳐서 영양분이 되는데 속으로 뼛속에 스며들면 골수(骨髓)와 뇌수(腦髓)를 영양하고 아래로 내려가 음부로 흐르게 된다. 음양이 고르지 못하면 정액이 넘쳐나서 아래로 흘러 내리게 된다. 이것이 지나치면 허해지고 허해지면 허리와 잔등이 아프며 다리가 시큰거린다. 또한 수(髓)란 것은 뼛속에 차 있는 것이고 뇌는 수해(髓海)가 된다. 수해가 부족하면 머리가 핑 돌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다리가 시큰거리고 정신이 아뜩해지곤 한다ꡓ고 씌어 있다.
정은 지극한 보배[精爲至寶]
대체로 정(精)이란 아주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정은 가장 귀중하면서도 매우 적다. 사람의 몸에는 정이 통틀어 1되 6홉이 있다. 16살 나는 남자가 아직 정액을 내보내기 전의 그 양은 1되이다. 정액이 쌓여서 그득 차게 되면 3되까지 되나 허손[損]되거나 내보내서 적어지면 1되도 못 된다. 정과 기가 서로 보충해 주는데 기가 모이면 정이 그득하게 되고 정이 그득하면 기가 왕성해진다. 매일 먹는 음식의 영양분이 정으로 되기 때문에 쌀 미(米)자와 푸를 청(靑)자를 합쳐서 정(精)자를 만든 것이다. 16살이 되면 정액이 나오게 된다. 보통 한번 성생활을 하면 반 홉 가량 잃는데 잃기만 하고 보태주지 않으면 정액이 줄어들고 몸이 피곤해진다. 때문에 성욕을 조절하지 않으면 정이 소모된다. 정이 소모되면 기가 쇠약해지고 기가 쇠약해지면 병이 생긴다. 병이 생기면 몸이 위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과연 정이라는 것은 사람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보배라고 말할 수 있다[양생].
○ 『선서(仙書)』에는 음양을 수행하는 데서 정액은 가장 귀중하다. 그것을 잘 간수하면 나이보다 뒤늦게 늙어질 수 있다고 씌어 있다. 『경송(經頌)』에는 음양(陰陽)의 수양에는 정액이 보배일세, 중요한 이 보배를 고이고이 간직하소, 남의 몸에 들어가면 사람이 생겨나고, 자기 몸에 간직하면 자기 몸이 든든하리, 아이 밸 때 쓰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어든, 아까운 이 보배를 헛되이 버릴손가, 함부로 막 버려 허튼 생각 자주 하면, 몸 약하고 쉬이 늙어 제 목숨 다 못 살리ꡓ라고 씌어 있다. 사람에게서 가장 귀중한 것은 목숨이며 아껴야 할 것은 몸이고 귀중히 여겨야 할 것은 정이다. 간(肝)의 정이 든든치 못하면 눈이 어지럽고 눈정기가 없으며 폐(肺)의 정이 부족하면 살이 빠지고 신(腎)의 정이 든든치 못하면 신기가 줄어든다. 비(脾)의 정이 든든치 못하면 이뿌리가 드러나고 머리털이 빠진다. 만약 진정(眞精)이 소모되고 흩어지면 곧 병이 생기고 이어 죽게 된다.
[註] 진정(眞精) : 사람이 태어날 때 가지고 난 정, 정기, 원정을 말한다.
○ 상천옹(象川翁)은 정(精)은 기(氣)를 생기게 하고 기는 신(神)을 생기게 하며 영위(榮衛)가 온몸을 도는 데서 이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양생하는 사람은 먼저 그 정을 귀중히 여겨야 한다. 정이 그득하면 기가 충실해지고 기가 충실하면 신이 왕성해진다. 신이 왕성하면 몸이 건강해지고 몸이 건강하면 병이 잘 생기지 않는다. 속으로는 5장이 편안하며 겉으로는 살과 살갗이 윤택하고 얼굴에 윤기가 나며 귀와 눈이 밝아져서 늙을수록 기운이 더 난다ꡓ고 하였다.
○ 『황정경(黃庭經)』에는 정액을 간직하면서 허투루 쓰지 말아야 한다. 정을 보배처럼 아끼면 오래 살 수 있다고 씌어 있다.
[註] 황정경(黃庭經) : 도교의 교리를 쓴 책의 하나이다.
5장에는 모두 정이 있다[五藏皆有精]
『난경』에는 ꡒ심(心)에는 3홉의 정액이 들어 있고 비(脾)에는 엉키지 않은 기름이 300g이나 있으며 담에는 3홉의 정액이 들어 있다고 씌어 있다.
○ 『내경』에는 신(腎)은 수(水)를 주관하고 5장 6부의 정(精)을 받아서 저장한다고 씌어 있다. 주해에는 신은 다른 장기의 정액을 도맡아 보는 곳이다. 정은 신에만 홀로 있는 것이 아니다ꡓ고 하였다.
○ 5장은 각각 정을 간직하고 있으나 그곳에 오랫동안 저장해 두지는 못한다. 대개 사람이 성생활을 하지 않을 때에는 정이 혈맥 속에서 풀려 있어 형체가 없다. 그러나 성생활을 하게 되면 성욕이 몹시 동하여 온몸을 돌아다니는 피가 명문(命門)에 와서 정액으로 되어 나가게 된다[진전].
[註] 명문(命門) : 명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난경에 양쪽 신장 가운데서 오른쪽 신장을 명문이라 하였고 또 상화의 장기라고도 하였다. 남자는 이 명문에 정이 간직되었고 여자는 자궁이 명문에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명문의 작용을 보면 : ①원기의 기본으로 되고 몸의 열을 생기게 하는 작용이 있다. ②삼초의 기화작용을 잘 도와준다. ③명문의 화는 비위를 덥게 하여 음식의 소화를 돕는 작용을 한다. ④성기능과 생식기계통, 호흡기계통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맥 보는 법[脈法]
『맥경』에는 ꡒ남자의 맥이 미약(微弱)하면서 삽(澁)하면 자식이 없다. 그리고 정액은 멀겋고 차다ꡓ고 씌어 있다.
○ 『맥결』에는 유정(遺精)과 백탁증(白濁證)에 척부맥이 결(結)하거나 규( )하거나 동(動)하거나 긴(緊)하지 않는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이 맥들은 유정, 백탁 두 병증을 앓게 하는 징표로 된다ꡓ고 씌어 있다. 또한 색맥( 脈)은 정혈이 부족한 증상이다. 남자의 맥이 색한 것은 정액이 부족한 것이다고 씌어 있다.
[註] 백탁(白濁) : 오줌빛이 뿌여면서 맑지 못한 것이다.
○ 또한 맥이 색( )한 것은 정액이 줄어들고 혈이 부족해진 것이다ꡓ고 하였다.
○ 『의감』에는 맥이 미하고 색한 것은 정이 상한 것이다고 씌어 있다.
정액은 잘 간직해야 한다[精宜秘密]
『내경』에는 음양을 보양하는 데서 중요한 것은 양기(陽氣)를 잘 간직하고 굳건히 하는 것이다. 양기가 강하기만 하고 잘 간직되지 못하면 음기(陰氣)가 결국 끊어진다. 음기가 고르고 양기가 잘 간직되어야 정신이 온전해진다. 음과 양이 서로 갈라지면 정기도 끊어진다ꡓ고 씌어 있다. 주해에는 ꡒ음양이 조화되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양기를 굳건히 간직하면서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다. 양기를 굳건히 간직하고 허투루 쓰지 않으면 양기가 든든해져서 오래 살게 된다. 이것이 성인들이 지킨 도이다. 양기 자체가 강하여도 잘 간직하지 못하면 음기가 고르로워지고[和平] 양기(陽氣)가 잘 간직되면 정신은 날로 더욱 좋아진다ꡓ고 씌어 있다.
○ 정액을 잘 간직하려면 금쇄사선단, 대봉수단, 비진환, 옥로환, 금쇄단을 쓴다.
금쇄사선단(金鎖思仙丹)
정기가 든든하지 못한 것을 치료한다.
연화예, 연씨, 가시연밥(검인)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된엿처럼 달인 금앵자(金櫻子)와 함께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 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30알씩 소금을 끓인 물로 빈속에 먹는다. 한달만 먹으면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정액이 빨리 나가지 않는다. 이 약을 오랫동안 먹으면 정신이 좋아져서 총명한 사람이 된다[입문].
대봉수단(大鳳髓丹)
심화(心火)가 왕성하고 신수(腎水)가 부족하여 마음만 먹으면 곧 발동하여 정액이 나가는 증상을 치료한다.
황백(닦은 것) 80g, 사인 40g, 감초 20g, 끼무릇(반하, 닦은 것), 저령, 흰솔풍령(백복령), 홍련예, 익지인 각각 1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소금물로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50-70알씩 찹쌀미음으로 빈속에 먹는다[해장].
○ 일명 봉수단(封髓丹)이라고도 한다.
비진환(秘眞丸)
일명 비원단(秘元丹)이라고도 한다. 정기가 든든하지 못한 것을 치료한다.
백룡골 40g(따로 간다), 가자피(큰 것) 5개, 주사 20g(절반은 알약 겉에 입힌다), 사인 2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찹쌀풀로 반죽한 다음 녹두알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겉에 주사를 입힌다. 한번에 2알씩 소금을 탄 술로 빈속에 먹고 잘 무렵에 3알을 찬물로 먹는다.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많이 먹으면 정액이 잘 나오지 않게 된다[하간].
옥로환(玉露丸)
백룡골(아홉번 찌고 아홉번 햇볕에 말린 것), 새삼씨(토사자, 술로 법제한 것), 부추씨(기와 위에 놓고 약간 닦은 것) 각각 12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꿀로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10알씩 소금을 끓인 물로 빈속에 먹는다. 처음 먹을 때에는 성생활을 삼가해야 한다[활인심방].
금쇄단(金鎖丹)
200g(술에 담갔다가 짓찧어 고약처럼 만든다),파고지(약간 닦은 것) 160g, 파극(심을 버린 것), 부자(싸서 구운 것) 각각 80g, 호두살 20개.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육종용고로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10알씩 소금 끓인 물이나 데운 술로 먹는다. 끼니 전에는 옥로환을 먹고 끼니 뒤에는 금쇄단을 먹는다. 한달 동안 먹으면 비록 늙고 허약한 사람일지라도 신기가 쇠약해지지 않고 오랫동안 정액을 나오지 않게 한다. 만약 정액을 내보내려면 길짱구씨(차전자) 1홉을 물에 달여 먹으면 잘 나온다[활인심방].
성욕을 조절하여 정액을 간직한다[節慾儲精]
『내경』에는 64살을 정(精)과 수(髓)가 줄어 없어지는 시기로 보았다. 그러므로 반드시 성욕을 조절해야 한다.『천금방』의 소녀론에는 ꡒ사람이 60살이 되면 정액을 간직하고 내보내지 말아야 한다ꡓ고 씌어 있다. 이것은 성욕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절해야 할 것을 조절할 줄 모르고 끊어야 할 것을 끊지 못한다면 이로 인하여 생명을 잃게 된다. 이것은 자신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자생경].
○ 40살 전에 성생활이 몹시 지나치면 40살이 지나서 갑자기 기력이 쇠약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쇠약해지면 여러 가지 병이 마구 생겨나고 오래도록 낫지 않으며 나중에는 구원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나이 60이 되어서 수십 일 동안 성생활을 하지 않아도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은 정액이 절로 줄어든 것이다. 또한 성욕이 갑자기 왕성한 것을 느끼면 반드시 삼가고 억제해야 한다. 마음내킨 대로 성생활을 지나치게 하여 제 몸을 스스로 죽게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한번 억제하면 이것은 일어나려는 불을 한번 끄고 기름을 한번 더 친 것으로 된다. 만약 억제하지 않고 마음내킨 대로 정액을 내보내면 이것은 기름불이 곧 꺼지려는데 그 기름을 쏟아 버리는 것과 같다. 어찌 깊이 생각하여 스스로 억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양생서].
○ 『선서』에는 ꡒ성욕대로 성생활을 지나치게 하면 정기를 상하고 성생활을 조절하면 오래 살 수 있다고 씌어 있다.
○ 조용히 앉아 있으면 신수가 자연히 올라가고 혼자 살면 성욕이 절로 약해진다[입문].
○ 음경이 일어났을 때 쭈그러지게 하는 비방을 쓴다.
축양비방(縮陽秘方)
거머리(수질, 물통에 넣어 기르다가 음력 7월 7일에 꺼내 그늘에서 말린 것) 9마리, 사향, 소합향 각각 같은 양.
위의 3가지 약들을 함께 보드랍게 가루내어 꿀을 조금 넣고 떡을 만든다. 음경이 일어났을 때에 왼쪽 발바닥 한가운데에 앞의 약을 조금 문지르면 곧 쭈그러진다. 다음날 다시 일어나면 또 문지른다[의감].
정을 단련하는 비방[煉精有訣]
이 비결은 전적으로 신(腎)에 달려 있다. 내신(內腎)의 한 개 구멍을 현관(玄關)이라고 하며 외신(外腎)의 한 개 구멍을 빈호(牝戶)라고 한다. 정액이 나오지 않아 파정[破]이 안되면 외신의 양기는 23-1시 사이에 발생하는데 사람 몸의 기와 천지의 기가 서로 합치된다. 그러나 정액이 나와 파정이 된 사람은 몸의 양기가 발생하는 시기가 점차 늦어져 밤 1-3시가 되어서야 발생하는 사람, 3-5시가 되어서 발생하는 사람, 5-7시가 되어서 발생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끝내 발생되지 않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처음부터 천지의 기와 서로 응하지 않은 것이다. 성욕을 강하게 하는 방법은 반드시 밤중 23-1시에 옷을 헤치고 일어나 앉아서 두 손을 마주 뜨겁게 비벼서 한 손으로 외신을 덮어주고 한 손으로는 배꼽을 덮고 정신을 내신에로 집중시킨다. 오랫동안 계속하여 습관이 되면 성욕이 왕성해진다[진전].
[註] 내신(內腎) : 동의학에서 신장과 신상선을 합하여 신장(신)으로 보면서 내신이라 하고 여기에 생식기작용이 있는 것을 내신의 한개 구멍이라고 했으며 고환과 음경을 합하여 외신이라 하고 고환의 정관을 외신의 한개 구멍이라고 한 것이다.
○ 서번(西蕃)사람들은 장수하였는데 매일밤 잠잘 때면 언제나 외신을 손으로 덮어 쥐고 따뜻하게 하였다. 이것도 역시 한 가지 방법이다[휘언].
음식물로 정을 보한다[補精以味]
『내경』에는 정(精)은 음식물에서 생긴다 하였고 또한 정이 부족한 사람은 음식물로써 보하라고 하였다. 그러나 달고 향기로운 맛을 가진 음식물에서는 정이 잘 생기지 않는다. 오직 보통 맛을 가진 음식물이라야 정을 잘 보할 수 있다. 홍범론(洪範論)에는 맛에 대하여 쓰기를 곡식에는 단맛이 있다. 세상의 음식물 가운데서 5곡(五穀)만이 온전한 맛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는데 맛이 평순한 5곡을 먹는 것으로써 정을 가장 많이 보충할 수 있다. 대개 죽이나 밥이 거의 끓어갈 무렵에 가운데에 걸쭉한 밥물이 모인다. 이것을 먹으면 정액이 제일 잘 생긴다. 먹어보면 효과가 있다[진전].
[註] 5곡(五穀) : 다섯 가지 주요 곡식, 즉 벼, 보리, 조(팥), 기장, 콩.
정 유설은 심(心)에 속한다[遺泄精屬心]
단계는 ꡒ정(精)을 굳건히 간직하는 것은 신(腎)이 주관하고, 내보내는 것은 간(肝)이 주관한다. 이 두 장기에는 모두 상화(相火)가 있고 그 줄이 위[上]로 심(心)에 속해 있다. 심은 군화(君火)이다. 다른 것에 감응되면 동하기 쉽다. 심이 동하면 상화가 역시 동하고 상화가 동하면 정액이 저절로 나온다. 상화가 몹시 발동하면 비록 성생활은 하지 않아도 정액은 암암리에 흘러서 소실된다. 때문에 성인들은 사람들에게 깨끗한 마음으로 심을 수양하라고 하였는데 그 뜻이 깊다ꡓ고 하였다.
[註] 상화(相火) : ①명문의 화를 말한다. 심화(군화)에 상대되는 말이며 심화를 돕는다는 뜻으로 상화를 쓰고 있다. ②상화에는 소양(간, 담, 삼초)의 상화와 명문의 상화가 있다.
○ 정을 주관하는 것은 심이 하고 정을 간직하며 통제하는 것은 신이 한다. 심과 신의 기가 허해서 정을 잘 통솔하지 못하여 오줌을 따라 정액이 나오는 것을 요정(尿精)이라 하고 성생활에 대한 말을 듣거나 보기만 해도 정액이 나오는 것을 누정(漏精)이라고 한다[직지].
○ 처음에는 군화(君火)가 안정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지만 오래되면 상화가 홀로 작용해 정액이 나오면서 멎지 않는다. 심하면 밤마다 나오고 낮에도 나오면서 멎지 않는다. 이때에는 감리환과 황련청심음을 쓴다[입문].
[註] 군화(君火) : 심의 화를 말한다. 상화에 상대되는 말로 군화라고 한다. 심장의 작용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감리환(坎 丸)
황백, 지모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동변으로 축여 아홉번 찌고 아홉번 햇볕에 말리며 아홉번 이슬을 맞힌다. 이것을 가루내어 된엿처럼 달인 지황으로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30-50알씩 소금을 끓인 물로 빈속 먹는다[입문].
황련청심음(黃連淸心飮)
군화가 이미 동(動)하고 상화가 따라 동하여 정액이 저절로 나오는 것을 치료한다.
황련, 생지황, 당귀, 감초, 복신, 메대추씨(산조인), 원지, 인삼, 연밥(연실) 각각 같은 양.
위의 약들을 썰어서 한번에 20g씩 물에 달여 먹는다[입문].
몽설은 심에 속한다[夢泄屬心]
『직지』에는 ꡒ사기(邪氣)가 음에 침범하면 신(神)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이 흥분되어 성교하는 꿈을 꾸면서 정액이 나오는데 그 증상에는 3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기력이 왕성한 젊은이가 오랫동안 홀아비로 있으면서 성욕을 억제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정액이 나오는데 이것은 마치 병에 물이 차면 넘쳐나는 것과 같다. 이런 일은 간혹 있으나 약을 쓰지 않아도 좋다. 다른 하나는 심기(心氣)가 허하여 정액을 잘 주관하지 못하거나 심이 열사(熱邪)를 받아서 양기가 수습되지 못해도 정액이 흐르는데 이것은 마치 기울어진 병에서 물이 나오는 것과 같다. 이런 증상은 흔히 있는데 이것은 경한 증상이므로 성질이 평순한 약을 쓰는 것이 적당하다. 또 하나는 5장 6부가 계속 약해지고 진기가 오랫동안 부족하면 마음이 성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신이 정액을 잘 간직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어 정액이 나오는 것이 마치 금이 난 병에서 물이 새는 것과 같다. 이것은 드물게 있으나 매우 중한 상태이다. 이때는 반드시 크게 보 하는 탕약을 써야 한다.
○ 몽설[夢]을 허랭으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경락(經絡)에 열이 있어도 몽설이 생긴다.
전에 이 병을 앓는 사람 한명을 치료하였는데 밤중이 되면 등골 속이 뜨거워지면서 몽설이 있었다. 그래서 진주분환과 저령환을 먹였더니 몽설이 멎었고 나중에 자설(紫雪)을 써서 등골이 뜨거워지던 것이 비로소 없어지게 되었다. 청심환을 쓰는 것도 좋다[본사].
○ 몽설은 전적으로 심(心)과 관련된다. 대개 성생활 때 나오는 정액은 한 개의 흰 막에 쌓여서 신에 간직되어 있지만 이 정액의 기본으로 되는 것은 사실 심에 있다. 낮에 생각하던 것이 밤에 꿈으로 나타나면서 몽설하는 것이다. 이런 데는 황련청심음을 쓴다[입문].
○ 꿈에 헛것과 성교하여 정액이 나오는 것을 몽유(夢遺)라고 한다. 이것은 주로 열에 관계된다. 이때는 황백, 지모, 굴조개껍질(모려), 조가비가루(합분)를 쓴다. 만약 안으로 기혈이 상하여 정액을 잘 간직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몽유에는 반드시 팔물탕에 가감하여 달인 물로 저근피환을 먹어서 보하여야 한다(八物湯, 처방은 허로문에 있다).
[註] 몽유(夢遺) : 몽설과 유정이다.
○ 『본사』에는 ꡒ나이가 젊고 건강한 청년들이 성욕을 억제하여 유정을 하는 데는 청심환, 진주분환을 쓴다ꡓ고 씌어 있다.
○ 대씨(戴氏)는 ꡒ몽설과 유정은 모두 상화가 발동하기 때문에 생기며 오래되면 허(虛)해지지만 찬 증상은 없다ꡓ고 하였다.
○ 『정전』에는 ꡒ어떤 사람이 몽설 때문에 몸이 파리해졌는데 정지진주분환(定志珍珠粉丸)을 쓰고 나았다ꡓ고 씌어 있다.
○ 고진단, 녹각산, 보정탕, 귀원산은 모두 몽설을 치료한다.
고진단(固眞丹)
유정과 몽설을 치료한다.
만잠아 80g, 육종용, 흰솔풍령(백복령), 익지인 각각 40g, 용골 2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녹각교를 술에 담가 녹인 것과 함께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30알씩 데운 술로 빈속에 먹고 마른 음식을 먹어 약 기운이 내려가게 한다[나겸보].
녹각산(鹿角散)
오랫동안 허하여 생긴 몽설을 치료한다.
(가루낸 것), 녹용(졸인 젖을 발라 구운 것) 각각 40g, 흰솔풍령(백복령) 30g, 인삼, 백복신, 사마귀알집(상표초), 궁궁이(천궁), 당귀, 파고지, 용골, 부추씨(술에 하룻밤 담갔다가 약한 불기운에 말린 것) 각각 20g, 측백씨, 감초각각 10g.
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한번에 20g씩 생강 5쪽, 대추 2개, 흰쌀 100알과 함께 물에 달여 빈속에 먹는다[직지].
보정탕(保精湯)
음이 허하여 화가 동해서 몽설과 유정이 생긴 것을 치료한다.
당귀, 궁궁이(천궁), 집함박꽃뿌리(백작약), 생지황(생강즙을 축여 볶은 것), 맥문동, 황백(술을 축여 볶은 것), 지모(꿀로 축여 볶은 것), 황련(생강즙으로 축여 볶은 것), 산치자(동변으로 축여 볶은 것), 건강(거멓게 닦은 것), 굴조개껍질(모려, 달군 것), 산수유 각각 2g.
위의 약들을 썰어서 물에 달여 빈속에 먹는다[의감].
귀원산(歸元散)
오랜 몽설로 기가 아래로 처진 것을 치료하는데 신기(腎氣)를 끌어올려서 제자리로 돌아가게 한다.
인삼, 흰삽주(백출), 흰솔풍령(백복령), 원지, 메대추씨(산조인, 닦은 것), 맥문동, 황백(동변으로 축여 볶은 것), 지모(동변으로 축여 볶은 것), 계두실( 頭實), 연화예, 구기자, 귤껍질(귤피), 궁궁이(천궁) 각각 2g, 승마, 감초 각각 1g.
[註] 계두실( 頭實) : 가시연밥(검인, 검실)이다.
위의 약들을 썰어서 연밥 3개, 대추 1개와 함께 물에 넣고 달여 따뜻하게 해 빈속에 먹는다[회춘].
진주분환(珍珠粉丸)
몽설과 유정을 치료한다.
황백(새 기와 위에 놓고 새빨갛게 닦은 것), 좋은 조가비가루 각각 600g, 진주 120g.위의 약들을 가루내어 물로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번에 100알씩 데운 술로 빈속에 먹는다. 『법(法)』에는 ꡒ양이 성하여 음을 누르기 때문에 정액이 저절로 나온다. 황백은 심화를 내리고 조가비가루는 짜서 신음을 보한다ꡓ고 씌어 있다. 『역로방(易老方)』에는 진주 한 가지가 없다[정전].
저령환(猪 丸)
나이가 젊고 기력이 왕성하여 정욕이 동하나 소원대로 하지 못하여 몽설이 된 것을 치료한다.
끼무릇(반하, 콩알만하게 썬 것) 40g, 저령가루 80g.
위의 약들에서 먼저 저령가루의 절반량을 끼무릇과 같이 닦는데[炒] 끼무릇의 빛이 누렇게 되고 타지지 않게 한 다음 꺼내 화독을 뺀다. 단지 끼무릇만을 가루내어 풀로 반죽한 다음 벽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마르면 다시 남겨 놓았던 저령가루를 넣고 알약이 약간 터질 정도로 같이 볶아서 사기병에 넣어 잘 보관한다. 한번에 30-50알씩 데운 술이나 소금 끓인 물로 빈속에 먹는다. 대개 끼무릇은 잘 나가게 하는 성질이 있고 저령은 물기를 이끄는 성질이 있다. 그러므로 이 처방에는 신기가 막힌 데, 기를 이끌어 통하게 하는 뜻이 여기에 있다.
○ 일명 반령환(半 丸)이라고도 한다[본사].
청심환(淸心丸)
경락에 열이 있어서 생기는 몽설과 심에 열이 있어서 정신이 얼떨떨한 것을 치료한다.
두터운 황백 40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