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얘기

배럿회장의 마케팅

Lee-Sun 2009. 9. 21. 00:45
배럿씨 휴대폰도 안터지는 시골여관 경영 '제2인생'

첨단 정보통신(IT) 기업의 전직 최고경영자가 시골 여관의 주인으로 변신했다.

미국 인텔에서 지난 5월 퇴직한 크레이그 배럿(69·사진) 전 회장이 몬태나주의 목장인 '트리플 크리크 랜치'에서 고급 여관의 주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 포천 > 이 18일 보도했다.

배럿은 기술진보의 속도가 성패를 좌우하는 현장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 서비스도 되지 않는 시골에서 사람들의 삶의 속도를 늦추고 여유를 갖게 하는 데 여생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배럿은 젊은 시절 산림 경비원이 꿈이었다. 그러나 당시 스탠퍼드대에 산림학 학위 과정이 없어 재료공학쪽으로 전공을 바꿨고,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배럿의 아내도 핀란드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이지만, 지금은 우주 관광에 지원해 나이를 잊은 채 힘든 훈련을 받고 있다.

배럿 부부는 1988년 트리플 크리크 목장을 처음 방문해 수려한 자연 경관과 친절한 서비스에 반했고, 1993년에는 아예 이 목장을 사들였다. 배럿은 인텔 회장 시절에 임원들을 목장으로 초청해 수시로 파티를 갖기도 했다. 배럿은 고객 접대와 목장 경영에도 인텔 회장 시절의 경험을 적극 활용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여관 직원을 고용할 때에도 실력을 갖추고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있는 사람을 쓴다"고 강조했다. 하루 숙박비가 650~2500달러에 달해 '여관'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고급이지만 그의 '느린 삶'으로의 변화는 미국에서 화제다.

고객 중 한 부부는 여관에서 첫 밤을 보낸 다음날 차량이 티끌 하나 없이 세차된 모습에 감동했다. 다른 부부는 2년만에 다시 찾았는데 종업원들이 자신들이 즐기는 샐러드 야채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배럿은 "고객들이 가족과 함께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끼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