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밤

오래하는 기술

Lee-Sun 2009. 7. 23. 23:56

시간을 늘리는 기술

 

삽입하여 사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만 보면 영장류 중에서 사람은 두 번째에 불과하다. 오랑우탄이 15분, 침팬지가 7초, 고릴라가 1분만에 사정한다.

남성보다 페니스는 작지만 오랑우탄은 앞으로, 뒤로, 나무에 매달린 채로 등 온갖 체위로 사람보다 훨씬 더 오래 교미한다. 시간으로만 따진다면 사람이 오랑우탄 보다 나을 게 없다.

그런데도 인간의 섹스문화가 고등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오랑우탄의 암컷보다, 인간의 수컷인 남성보다 성적으로 훨씬 더 진화된 암컷인 여성이 섹스 파트너로 있기 때문이다.

섹스 시간에 대한 관심에 동서양의 구분이 있을 리 없지만, 우리가 좀 더 유난스러워 보이는 것은 성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에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우리 나라 남성들의 대부분은 '섹스=피스톤운동'으로 여기고 있다. 준비도 안된 여성을 오직 피스톤 운동만으로 예열, 흥분, 극치감까지 느끼게 하자니 시간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상대방인 여성은 성 메커니즘이 피스톤 운동만으로는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오랑우탄이나 고릴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인의 경우 사정까지 시간은 평균 4분이라고 한다. 여성의 신체와 정신 구조는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니, 실상 조루 아닌 남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그래서 조루의 기준을 두부 자르듯 시간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학자들이 생겨났다. 여성의 오르가슴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시간은 의미가 없는 의견이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조루인가는 여성의 만족(2회에 1회)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로 되어 있다.

그런데 2타석 1안타가 되는 것은 어디 쉬운가. 특별한 방법이 있지 않고서는 어려워 전희의 중요성이 거론된다. 4분만에 사정을 하는 미국 남성들이 아내에게 내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가 열심히 전희를 하는데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만족도로 조루의 기준을 삼는 요즘에도 여전히 시간은 화제다. 경제적인 여유와 섹스에 편리한 주거 문화를 갖추게 되면서 그 기쁨을 더 연장하려는 욕심을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얼마 전 SBS의 심야 '성 이야기' 프로그램(여성의 성욕 편)에서 재미있는 대목이 있었다. 출연자 6명의 기혼여성 모두가 오르가슴을 가장한 경험이 있다는 고백이었다. 실명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한 증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 여성이 오르가슴에 이르기까지 사정을 늦춘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라고 하겠다.

그러나 요즘은 부부의 성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커플이라면 웬만한 시간의 불만은 치유가 가능하다. 남편이 사정하려고 할 때 아내가 사정하지 못하도록 자극하거나 주의를 끄는 <스탠드 스톱> 같이 부부간에 함께 훈련하는 법, 자기 스스로 자위행위를 하면서 사정하려는 순간 참아내는 법, 사정이 되려는 순간 다른 일이나 생각에 정신을 집중하는 법 등 쉽진 않으나 시간 연장 테크닉은 다양하다.

그렇지만 삽입을 하기도 전에 자신도 모르게 사정을 하거나, 삽입 후 곧바로 통제력을 잃고 사정을 하는 식으로 증상이 심하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요한 경우 사정 반사를 둔화시키는 약물을 투여받을 수도 있고 수술적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수술적 치료에는 '음경배부신경 차단술'이 있는데 최근에는 보다 발전된 방법인 ‘뉴 음경배부신경 차단술’이 개발되어 높은 치료성공율을 보이고 있다. 사정에 영향을 주는 신경을 차단시킴으로써 사정 시간을 늦추도록 한 방법으로 시술 대상자의 90%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두고 있고, 앞으로 의학이 더욱 발전하면 사정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