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케이블은 아주 고가의 제품이 아니고서는 일반적으로 가장 싼 장비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현장에는 매우 많은 케이블이 사용되고 가격적으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잡음이 생긴다거나 신호가 흐르지 않는 등의 원인은 거의 케이블의 문제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만약 케이블에 별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고가의 믹싱콘솔, 앰프, 스피커 등을 사용해도 음질이 저하한다거나 심지어는 소리가 나지않는 상황까지 경험할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케이블을 사용하면 손쉽게 사운드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
겉보기엔 비슷해보이는 케이블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자세히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 심지어 크기나 모양이 같은 두 케이블도 저항이나 커패서티, 인덕턴스, 자재의 유연성, 쉴드의 밀도, 내구성, 탄력 등의 전기적, 물리적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현장에 쓰이는 거의 모든 케이블들은 여러 개의 선을 꼬아서 만든다. 꼬면 꼴수록 더 유연해지고 약간 흠집이 생기더라도 신호를 전송하는데 부담이 줄어든다.
순 구리는 아주 좋은 케이블의 재료이긴 하지만 탄력이 부족하며, 구리/청동 합금은 너무 유연하고, 알루미늄은 강하고 가볍지만 음향케이블로 실제 사용하기에는 저항이 너무 많아서 사용하기 어렵다.
아닌 경우도 많지만 보통 케이블은 저항이 적게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각 신호선과 쉴드를 철저하게 납땜해야 왜곡 없이 깨끗한 사운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어떤 타입의 케이블을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싱글 혹은 듀얼 쉴드 처리해야 할지 쉴드의 재질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할지 또는 아예 쉴드가 필요 없는지, 또 각 채널별로 케이블을 사용할지 또는 멀티 스네이크케이블을 사용할지? 앞으로 이에 대해 도움을 주고자 연재를 시작한다.
마이크나 라인케이블에 쉴드 처리를 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다. 마이크와 라인신호는 레벨이 매우 낮아서 실제 사용할 때는 소스를 증폭해야 한다. 노이즈가 케이블을 타고 들어오면 원소스와 함께 증폭이 되기 때문에 전기장을 차단하여 잡음을 제거하고 원하는 소스만 받을 필요가 있다.

고주파 노이즈는 짧은 주기의 엄청난 파동을 발생시키는데 이로 인해 쉴드가 헐거워질 수 있다. 이론상 가장 좋은 쉴드는 Foil(신호선 위에 얇은 금박을 씌우는 방법) 쉴드이다. 이 방법은 거의 100% 쉴드 처리되지만 벨덴 8451이나 까나레 L-2B2AT 같은 케이블을 봤을 때 실제적으로 특별히 노이즈에 강하지 않을 뿐더러 너무 많이 쉴드 처리하면 오히려 노이즈가 쉴드를 타고 들어오는 등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는 왜 Braided(신호선 위에 실크나 명주실로 머리를 땋듯 꼬는 방법)나 Wrapped(신호선 위에 실크나 명주실로 한 방향으로 두르는 방법) 쉴딩이 실제 케이블에 더 많이 사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Wrapped 쉴드는 Braided 쉴드보다 유연성면에서 더 뛰어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쉴드가 점점 풀리면서 밀도가 줄어들 뿐 아니라 노이즈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보통 주변의 전기장비나 조명기구등을 만질 때 정전기가 오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사람의 손과 주변 전기장비의 전하가 이동하면서 생기는 커패시턴스(capacitance: 전기용량)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 이는 케이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케이블에서 노이즈가 생긴다면 단순한 단선이거나 혹은 쉴드와 신호선 사이의 커패시턴스 차이 중 하나일 것이다. 만약 커패시턴스의 문제라면 이는 콘덴서 마이크에겐 치명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전기 노이즈를 피하려면 발란스 케이블을 사용하고 밀도가 높게 braided 쉴드 처리된 케이블을 쓰는 것이 좋다.
고무 피복이 잘 감싸진 케이블 역시 필수 조건이다. 고무 피복의 장점은 감촉이 좋고 외부의 온도차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좋은 품질의 합성수지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Pennwalt KYNAR??, HALAR??, DuPont TEFLON?? 등의 단단하고 탄력있는 불소중합체(fluoropolymer) 합성수지는 같은 섭씨 200도의 고온에도 끄떡없다. 게다가 피복은 케이블에 적절한 탄력을 제공한다.
케이블에 쉴드 처리하는 첫번째 목적은 정전기 현상으로 인한 노이즈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형태의 노이즈도 있다. 전자기(Electromagnetic) 노이즈는 전기제품, 형광등, AVR등의 코일에서 발생한다. 일반적 케이블은 강철로 만든 케이블이 아닌 이상 전자기장을 제거하기 위한 쉴드 처리를 하지 않는데 이러한 노이즈는 발란스 라인과 촘촘하게 밀도 높게 꼬여진 신호선, 자기장 발생 요인이 되는 외부 물체와의 물리적인 거리로만 제거된다.
그라운드 루프 또한 노이즈의 요인이지만 이 경우 쉴드로 인한 문제는 아니고 그라운딩을 적절하게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